in , ,

드라마리뷰 – 인간수업 1부


[*본 리뷰는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 1화부터 3화까지의 내용과 그에 따른 감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넷플릭스의 순기능이다. <인간수업>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소재와 수위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다루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연출과 촬영, 시도되지 않았던 소재, 주목할만한 신예의 등장까지. 제작진들의 과감한 도전이 돋보인다. 불편하지만 반가운 새 드라마의 등장이다.

 

붉은 조명으로 가득 채워진 모텔방. 팔다리가 묶인 체 욕조에 던져져 있는 여자. 입에는 기괴한 재갈이 물려있다. 남자는 가위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와 여자의 입에 물린 재갈을 푼다. 눈물과 침이 범벅된 얼굴로 남자를 쏘아보며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여자의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이다. <인간수업> 1화에 등장하는 이 에피소드는 나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색조명의 과감한 사용. 화사한 톤을 만들어주는 조명이 아닌 인물의 피부 질감을 다 드러내는 조명은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과감한 클로즈업 또한 적재적소에 활용된다. 거울을 이용한 연출 또한 인상적이다.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한국 드라마’의 틀을 깨며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작품의 스타일뿐만 아니다. <인간수업>은 미성년자의 성매매를 소재로 한다. 조건만남을 주선하는 포주 ‘지수’를 중심으로 그의 사업을 함께 하고자 하는 ‘규리’, 지수의 밑에서 조건만남을 통해 돈을 버는 ‘민희’의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다룬다. 이야기의 배경이 학교인 만큼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소위 ‘일진 문화’라 이야기하는 청소년들 사이의 권력 관계까지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인간의, 특히 청소년의 비도덕성과 추악함을 적나라하게 들어내는 이야기들. 어찌 보면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N번방 사건’을 겪은 우리들은 이 이야기를 단순히 허구라고 치부해버리기 어렵다. 입에 담기도 어려운 끔찍한 성범죄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었음을, 그에 가담한 사람이 결코 적지 않음을, 미성년자라고 하여 결코 예외가 아니었음을 직접 우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는가. <인간수업>을 마음 편히 볼 수 없는 이유이다.

 

미성년자 성범죄는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다. 그 이면을 들춰내는 순간 당사자들의 추악함과 방관자들의 무능함이 보인다.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제작자들 또한 민감한 소재를 다루기를 꺼린다. 속된 말로 잘해봐야 중박, 잘못하면 본전도 찾지 못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수업> 제작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점은 소재와 콘텐츠 유형 선택에서 보이는 과감함이다. 모두가 기피하는 소재를 택하고 그를 드라마로써 풀어낸다. 그동안 TV 드라마라는 더더욱 이런 소재를 다룸에 있어 조심스러웠다. 넷플릭스 제작이라는 특이점이 작용하였다 해도 한국 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은 과언이 아니다. 장르적 시도를 성공리에 마친 <킹덤>이후 반가운 행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과감함에 찬사를 보내기에는 이르다. 소재 선택 뒤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결코 범죄가 미화되어서는 안 되며 소재가 단순한 소비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시청자들이 <인간수업>에 보내는 우려였을 것이다. 작가도 이를 인지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고지능 저감성’이라는 주인공의 설정도 이 이유 때문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주인공 ‘지수’는 홀로 세상에 던져진 학생이다. 평범한 삶이라는 꿈을 위해 필요한 돈은 9천만 원. 이 터무니없이 큰돈을 벌기 위해 지수는 성매매 사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자신은 ‘포주’가 아니라 ‘경호업체 사장’이라고 말하는 지수. 도덕성과 감성이 결여된 그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공감하고 마음의 동요를 얻기는 어렵다. 지수의 전사는 그의 행동을 납득하게 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일 뿐. 드라마는 그의 행동을 합리화하지 않는다. 스토리와 연출 모두 놀라울 만큼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결말에 가면 이 지점이 더욱 분명해질 터. 그러나 결말로 달려가는 과정에서도 <인간수업>은 이 지점을 결코 간과하지 않는다.

 

주인공 지수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여 자리 잡았는지 등 인물에 대한 설명이나 사건과 사건 사이에 개연성이 부족한 지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빠른 속도감으로 사건을 밀어붙이니 약간의 허술함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1화부터 3화까지를 감상하고 나니 중후반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두 주인공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궁금해진다. 교육적인 결말에 세련미와 재미를 더해 풀어나가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 하나 놓치지 않은 체 결말에 도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또한, 제목에서 드러나는 키워드인 ‘인간’. 과연 <인간수업>은 ‘인간’을 어떻게 정의 내릴지 작가의 저의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과감하고 파격적이다. <인간수업>의 초반부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과연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 미묘한 줄타기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분 좋은 흥분을 느끼며 서둘러 다음 화를 찾게 된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작품은 늘 반가울 따름. 이 새로운 시도가 유의미한 결과로 막을 내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 넷플릭스
  • 드라마
  • 드라마리뷰
  • 리뷰
  • 인간수업

What do you think?

34 points
/Up/
34
/Down/
0
/comments/
8

8 Comments

Leave a Reply
  1. 요즘 한국 드라마들 보면 너무 잘만들음 예전에는 외드만 봤는데 요즘은 한드만 봄 ㅋㅋ

  2. 인간수업 유일하게 재미없게 보는 사람들은 저기 인간수업에서 나오는 내용의 해당하는 사람들 ㅋㅋㅋㅋ

  3. n번방사건도 그렇고 오늘 게시물에 10대20대 아동성착취물판매도 그렇고 와 요즘 10대들 진짜… 난리…

  4. 나 인간수업 다 봤다 ㅋㅋ 와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싶음 그리고 충격의도가니… 학생들이?? 미쳤구나 이랬는데 현실이더라 오늘 게시물보니깐 ㅡㅡ

  5. 진짜 인간수업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 그런데 저게 현실이라고 하더라 ㅜㅜ 참 안타까운 현실

댓글 남기기